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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가을 블로그

2023년 02월 19일--views

방송통신대학교 후기 + 간단 설명 + 꿀팁

방송통신대학교 2학년 재학생이 알려주는 간단한 후기와 설명. 필자만의 꿀팁도 조금 소개합니다.

방송통신대학교란?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온라인 수업! 학사!

방송통신대학교 전경. 사실 볼 일이 없다...
방송통신대학교 전경. 사실 볼 일이 없다...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게 된 계기

대학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직장을 다니는 중입니다. 언젠가 학사가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방송통신대에 지원했습니다.

독학사 등 다른 방법이 있는 건 알았지만, 뭔가 방송통신대가 제일 힘들지 않을 것 같아서, 이걸로 선택했습니다.

시스템

모든 강의는 인터넷으로 제공됩니다. 신설 과목의 경우 학기가 진행됨에 따라 차례대로 강의가 오픈되고 그렇지 않은 과목은 처음부터 모든 차시의 강의가 열려있습니다. 신설 과목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닙니다.

아래 설명들은 2022년 기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사용하는 용어는 공식 용어가 아닌 게 많으므로, 정확한 정보는 방송통신대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세요.

한 과목의 등급을 결정하는 건 세 가지입니다. 출석, 중간, 기말. 총합 100점이며 아래 기준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 출석은 20점, 중간은 30점, 기말은 50점을 담당합니다.

점수등급
95~100A+
90~94A0
85~89B+
80~84B0

출석 점수의 공식 명칭은 형성평가 입니다. 그냥 강의를 80% 이상 들으면 점수를 거저 줍니다.

중간은 과목마다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중간 과제물, 출석수업!

중간과제물 - 그냥 과제물 형식으로 과제가 나갑니다. 성실성 혹은 노력을 요하는 과제가 많습니다. 일정 자체는 넉넉하지만 시간을 요하기 때문에, 마감 직전 하려고 하면 흰머리가 날 수도 있습니다.

출석수업 - 직접 출석하여 수업을 듣고 간단한 과제를 합니다. 방송통신대 건물로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하므로 직장인의 경우에는 주말이 아니라면 연차를 써야 합니다. 출석수업 일시는 학기 초에 전부 결정되며, 지역대학마다 (장소마다) 일시가 다릅니다. 일시를 미리 확인하여 좀 힘들겠다 싶으면 원하는 일시에 수업이 있는 장소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그 수업과 관련된 간단한 과제를 받습니다. 과제 마감일은 수업일 기준 2주 정도로 넉넉합니다. 수업 시간 내에 구글 폼 제출 등으로 평가를 하는 수업도 가끔 있습니다. 교수님 취향. 과제의 난이도는 중간과제물 보단 훨씬 쉽습니다.

출석 수업을 들어야 하는 과목이지만 불가피하게 못들을 경우 출석수업대체시험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한번도 이 대체시험을 본 적은 없어서 난이도는 잘 모르겠지만, 단톡방에서 하는 이야기는, 출석수업 과제물의 난이도가 훨씬 쉬우므로 왠만하면 수업을 들어라, 입니다.

기말도 과목마다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기말 시험, 기말 과제물!

기말시험은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쳐야 합니다. 20분 내에 25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거의 전부 객관식이고, 문제 하나 당 2점씩 입니다. 출석 점수와 중간을 만점받아서 50점을 미리 채웠다 해도, 기말 시험에서 3문제를 틀린다면 94점이 되므로 A+은 바로 날라갑니다. 고득점을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2020년부터 기말시험은 태블릿 형태로 봅니다.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보긴 하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시험 일정을 자유롭게 짤 수 있으므로 시험장 내 사람들의 응시과목이 제각각입니다. 문제 은행으로 출제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출문제가 싹 비공개로 바뀌었습니다.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기출문제는 2019년도 시험까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감 상 기출문제에서 나오는 빈도는 40% ~ 70% 정도 되는 것 같으니 충분히 참고할 만 합니다.

기말과제물은 과제물 형태입니다. 일정은 여유로우므로 마음은 편합니다.

시스템은 대체로 수월하고 원활하고 잘 됩니다. 아무래도 중년층도 많이 이용하는 방통대다 보니깐, 대체로 공지들이 아주 자세하고 친절합니다. 헷갈리지 말라고 강조하는 문구들도 참 많습니다.

수강신청과 커리큘럼

필자는 컴퓨터과학과 입니다. 일반 대학교 보다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현업과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운영체제, 컴파일러 등 저수준의 것들은 CS 역량의 관점에서는 꽤 괜찮은 과목인 것 같습니다.

방송통신대학교는 다른 전공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출석수업 일정 등이 겹칠 수도 있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타전공 과목의 수강신청 인원 제한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실패한 적은 없어서 좀 넉넉한 것 같습니다.

재밌었던 수업은 법학과 4학년 수업인 <법사회학>이 있었습니다.

통계학과 수업, 생활과학 학부의 운동과영양 수업을 들어봤는데 재미는 있지만 많이 힘들었습니다.

수강신청할 때 기준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와 "난이도" 입니다. 재미는 그 과목의 교재를 미리보기하면 좀 감이 옵니다. 난이도는 옛날 기출문제를 보면 조금 감이 옵니다. 재미도 없고 난이도가 어렵다면 가장 후순위입니다. 재미도 있고 난이도도 쉽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재밌고 어려운 것, 재미없고 쉬운 것은 둘다 힘듭니다. 왜냐하면, 재미없는 건 더럽게 지루하고, 어려운건 겁나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죠. 두 개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지금도 선택을 쉽사리 못할 것 같습니다.

쉬움어려움
재밌음가장 좋음OKAY
재미없음OKAY절대 하지마…

교재를 미리보기할 수 있는 곳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사이트입니다.

옛날 기출문제는 구글 검색을 잘 하면 됩니다.

기출문제 검색창
검색을 잘 해보자.

강의는 총 15차시이며, 각각 1시간 쯤 합니다. 두 배로 빨리 듣기를 할 수 있어서 이론상 1시간에 2개의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면서 공부한다면 시간은 아마 훨씬 더 걸릴 것입니다…

얼마나 힘든가?

직장 생활과 병행하는 건 역시 힘듭니다.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들었습니다.

방송통신대는 일반 대학보다는 시간이 훨씬 덜 듭니다. 그렇다고 해도 퇴근 이후 공부를 추가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꽤 큽니다. 자기 자신과 열심히 싸워야 합니다.

필자는 2021년 9월 코스모스 입학(!)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다니고 있습니다. 학기 3개를 무사히 마쳤고, 이제 4번째 학기를 맞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꿀팁!

단톡방을 찾으세요. 각종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부 때문에 고통받는 동지들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될 때가 많습니다.

https://open.kakao.com/o/gNbq9Jfb

이모저모

필자는 고졸입니다. 그래서 편입은 할 수 없고, 신입생으로 입학해서 4년을 다니는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적 부담감이 좀 있어서 이래저래 조사한 결과, 3년 조기졸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조기졸업을 하려면 학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졸업 학점(130점)을 채우고 졸업 요건(컴퓨터과학과의 경우 특정 자격증 을 따면 됨)을 채우고 평균 학점을 4.0 이상으로 유지하면 됩니다. 4.0?! 너무 어렵지만, 그래도 간신히 4.0을 유지 중입니다.

멘토 멘티 제도는 이용해본 적은 없습니다.

튜터 제도도 딱히 이용해보지 않았습니다.

스터디 같은 게 있는데, 아마 나이대가 좀 될 겁니다. 이용해보지 않았습니다.

이용해보지 않은 게 많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프라임칼리지란, 평생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부설 기관입니다. 방송대와 연계가 잘 되어서, 프라임칼리지에서 딴 학점은 조기졸업자 대상으로 하여 졸업학점으로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과학과는 졸업학력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논문을 쓰라는 이야기지만, 자격증 취득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ADsP 를 땄습니다. 2주 정도 공부하면 딸 수 있습니다!

기타, 필자 만의 공부법을 공유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에 공부하기: 저녁은 너무 힘듭니다. 쉬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공부한다면? 출근길이 즐겁습니다. 왜냐하면 일보다 공부가 재미없을 때가 많거든요. 그리고 그냥 저녁에 쉴 수 있다구요? 오~ 개꿀! 새벽 5시에 일어나 집 앞 24시간 카페에서 6시부터 8시까지 공부하고 출근하면 됩니다. 요번 시험 기간에 시험삼아 해봤는데, 평소에도 하면 좋을 것 같더라구요. 일주일에 3번 정도 하면 어떨까 싶네요.
  • 아이패드 + Notability + 강의록 pdf + 애플펜슬: 대학생 맛 납니다.
  • 교재는 사지 않음: 교재 사면 좋은데, 그냥 걸거치기도 하고 잘 안 볼 것 같아서 안샀습니다. 안 사도 어느 정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 벼락치기: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시험 기간 땐 최대한 시험공부만 합시다.

깨알 홍보: Farming Paper 을 이용하면 단순 암기 공부는 아주 잘 됩니다. 하하하~ (필자가 만들었습니다.) Farming Paper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탄생했고 어떤 기술을 썼는지에 대해서도 쓴 글(링크)이 있으니 심심하면 보십시오.

졸업하고 드는 생각, 그때 그 시절과 다른 점 (2024년 10월 업뎃)

  • 멘토 멘티 제도는 결국 한번도 쓰지 않았습니다. 튜터도 스터디도 마찬가지구요. 왠지 잘 쓰면 좋을 거 같음.
  • 학과사무실과 교수님들은 대체로 친절합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의 연배와 사회적 위치가 있다보니, 강제로 친절해진 걸까요? 출석 수업을 하다 보면 젊은 교수가 위엄 있는 학생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진풍경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 전체적인 시스템이 잘 되어 있습니다. 졸업증명서 뽑을 때도 느꼈는데, 지금의 내 상태를 어떻게 정확히 파악하고선 지금 당장 뽑을 수 있는 서류만 화면에 따다다닥 보여줄까요? 장인정신이 느껴졌습니다. 신뢰도 👍👍
  • 교재는 두개 정도 ebook 형태로 샀는데, 한국사랑 과학 머시기였나. 둘 다 교양이었어요. 이 교양과목이 진짜 강의만으로 공부하기 힘들고 교재가 없으면 중간과제물도 못하다시피 하고 방송통신대 전자도서관에서도 사람들이 다 쌔벼가는 바람에 대여도 불가능하여 결국 ebook 형태로 샀구요. 그런데 ebook도 대박 불편합니다. 학교 끝나고 안볼 게 뻔하기 때문에 그냥 조금 더 싼 ebook을 선택했습니다.
    • 생각해보니 발달심리 관련 책을 하나 샀네요. 이건 두고두고 볼 것 같아서 종이책 형태로 샀습니다.
  • 단톡방에서 나온지도 꽤 됐습니다. 초반 규칙같은 걸 모를 때 이리저리 챙겨주니까 조금 마음의 안정감이 들었지, 익숙해지면 별 필요가 없더라구요.
  • 컴퓨터과학과의 졸업학력평가는 2023년 2학기부터 폐지됐습니다. 따흐흑... 헛수고 한 거지만 뭐... 그냥 잊어버릴랍니다. 내 ADsP...
  • 후반부에서는 아이패드도 한번도 안썼어요. 갖다 팔아버렸습니다. Farming Paper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 얼마나 힘든가? 제가 왜 저렇게 담백하게 써놨죠? 쌉 힘들어요. 뒤질 뻔 했습니다. 이제 졸업했으니 대학원 ㄱㄱ? 누가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제가 조용히 암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졸업도 하고 끝내니까 괜히 생색내는 거 같네요. 재학중일 땐 어떻게든 괜찮아 괜찮아 긍정 행복회로를 돌려가며 열심히 합리화를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 막학기에 법 관련만 3개 과목 들었는데... 절레절레. 특히 부동산법제 절대 듣지 마세요. 거의 공인중개사급 문제로 나옵니다. 진짜 제일 시간 투자 많이 했는데 D 나온거면 말 다했죠. 재미는 있었는데... 재미는 있었는데... 힘들어요.